11건 신고에도 4번만 출동.. "용인할 수 있는 불편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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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우 구체적으로 위험을 알렸던 맨 처음 신고만으로도 경찰에 초비상이 걸려야 했던 거 아닐까요?
그런데도 이후 열 번을 더 두드렸지만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경찰은 이 쏟아지는 신고를 받고도 대체 뭘 했나 하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11건의 신고 가운데 경찰이 실제 출동한 건 단 4차례뿐이었습니다.
왜 적극적으로 출동하지 않았는지, 출동한 경찰은 대체 어디 있었길래 출동해달란 신고가 계속됐는지, 또 출동해선 뭘 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걸로 보입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압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찰의 신속한 출동을 요청한 그날 오후 6시 34분의 첫 신고.
이 신고에 대해 경찰은, 밤 8시 11분 '강력 해산' 조치를 취했다며 신고를 종결했습니다.
현장에 가서 인파를 향해 "해산하라"고 강하게 조치를 했다는 겁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은 '단순 불편' 정도로 파악했다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18시부터 1건이 접수되기 시작한 건 맞습니다. 18시 대에 하나 있었는데 그거는 일반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불편 신고 정도에 불과했고요."
하지만 실제 상황은 완전히 정반대였습니다.
경찰이 첫 신고를 종결한 뒤, 다급하게 112에 전화를 해온 시민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너무 사고 날 것 같다"며 "위험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밤 9시가 돼서는 직접 이태원 근처의 파출소를 찾아가 신고한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인터넷방송 진행자(사고 당일)]
"사람들이 계속 밀어요. 안에 사고 날 것 같아요. 통제가 필요할 것 같은데 진짜 다칠 것 같아요."
그런데 경찰은 밤 9시 7분 이후부터 걸려온 신고는 모두 현장에 나가지도 않고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 상황이 악화되는데도 출동하지 않은 건데,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는 경찰은 없습니다.
[이태원파출소 관계자]
"<경찰청장님도 말씀하시는 게 6시 대부터 112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그때 바로 나가실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궁금해서요.> 질문사항 있으시면 저희가 언론 대응 창구를 일원화를 하고 있어요."
경찰청 관계자는 최초 신고에 대해 "신고자는 공포심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시간대나 장소를 볼 때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도가 있지는 않아 보였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접촉한 또 다른 목격자는 그날 오후 6시 55분 112에 신고했지만 역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목격자]
"역사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는데 장애물 때문에 역사에 내려가고 올라오지를 못하고 있다…"
이 신고자의 경우는 경찰이 공개한 11차례의 신고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집계되지 않은 신고가 더 있다는 이야기인데, 왜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는 감찰을 통해서나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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