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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상대로 "처단한다".. 계엄군 '쌍팔년도 포고령' 누가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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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령부는 전날 밤 11시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명의의 제1호 포고령을 내렸다. 그러면서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하겠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이번 포고령은 계엄의 결여된 정당성을 보완하기 위해 발표됐지만, 국민들에 계엄을 납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우선, 1조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부분에서 법적 정당성을 크게 잃었다는 지적이다. 헌법 제77조 제5항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해당 부분은 '국회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이를 위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계엄이라고 할지라도 국회라는 특정 헌법기관을 명시하며 그 활동을 중지시킬 수는 없다"면서 이번 포고령의 위헌성을 강조했다.


이어 2조는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 등의 금지를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굳이 계엄을 하지 않고 별도의 법적조치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계엄의 정당성을 더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전공의'를 언급한 5조는 가장 시의성 있고 국민들이 분노할 수 있는 '의료대란'이라는 사안을 계엄과 연계함으로써 나름의 논리와 지지 여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계엄의 사유와 전공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으로, 계엄이라는 강제성 있는 조치로 무리하게 특정 사안을 해결하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6조에서는 '반국가세력'과 '선량한 국민'의 구별을 통해 계엄을 합리화하고 있다. 다만, '반국가세력'의 정의와 실존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엄사령부가 자의적 기준을 마구잡이로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이라는 뜻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 사회에 정말 계엄을 할 만큼의 반국가체제 전복세력이 있느냐고 하면 우리 시민 대다수는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6조는 정치적으로 이견을 갖고 있는 이들을 특정 세력으로 몰아감으로써 그들을 민주적인 논의 과정에서 배제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포고령의 표현을 두고는 '황당'할 정도로 시대를 역행했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법적으로 형벌에 처한다는 의미의 '처벌'이 아닌 '처단'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두 번이나 사용된 점에 주목할 만하다.


김서중 교수는 "처단이라는 말은 민주주의적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사소하지만 이러한 표현에서 국민들이 느낀 심리적 반발감이 컸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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