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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암벽에 흐르는 물로 열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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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야말로 기적의 생환입니다.

이들은 221시간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요?

작업 전에 들고 들어갔던 커피믹스가 비상식량이 됐고, 암벽에 흐르는 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20년 베테랑 광부의 침착한 대응과 동료애가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김건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조작업 221시간 만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갱도.

구조대원들은 광산 작업자들의 생환만큼이나 갱도 내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방장석 /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구조팀장]

"이것(생존현장)은 보기 힘든 광경이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었는가…"


바닥에 패널이 깔려 있고 비닐 천막에 모닥불까지 피워져 있었습니다.

폭발 우려 때문에 갱도에선 불을 피우지 않지만 추위와 습기를 피하기 위한 광부 경력 20년이 넘는 작업반장의 결단이었습니다.

매몰 전 들고 갔던 커피믹스 30봉지는 바로 비상식량이 됐습니다.


[50대 매몰 구조자]

"커피믹스 한 열 몇 개랑 물을 끓일 수 있는 커피포트(도 가져갔죠.), 이제 (평소에는) 전기가 당연히 들어오니까."


커피 봉지 한 개 당 50칼로리 정도로 성인 남성의 하루 대사량 2천 칼로리에는 못 미치지만 비상 상황에선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3일이 지나고 가져간 물 10리터와 커피가 바닥나고 나머지 일주일은 암벽에 흐르는 물로 버텼습니다.


[방종효 주치의 / 안동병원]

"그게(커피) 아마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3~4일만 더 늦었으면 아마 생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상태가…"


또 고립됐지만 낙담하지 않고 곡괭이로 구조통로를 10m나 파냈고, 안에서 화약으로 발파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마지막 지탱한 것은 경험과 동료애였습니다.


[박근형 / 60대 매몰 구조자 아들]

"같이 가셨던 분이 경험이 좀 없으시다 보니까 아버지도 많이 무서우셨을 텐데 그분을 좀 더 많이 달래면서…"


한편 경찰은 구조가 마무리됨에 따라 사고 업체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구조 지연과 감독 부실 의혹에 대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건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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