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 의사‥ 보석 석방되자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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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취 상태로 잠들어 있는 환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부산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지난해 구속이 돼서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그런데 이 의사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난 뒤에 같은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하고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의 의료법상, 성범죄를 저질러도 의사 면허가 취소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김유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
문 앞에는 휴진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병원 관계자]
"(병원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가셨어요. 일단 원장님이 격리 치료 중이시거든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는 이 병원 대표원장인 50대 A 씨가 수술을 받으려던 환자에게 마취제를 추가로 투여한 뒤, 준유사강간과 강제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병원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그런데, A 원장이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달 보석으로 풀려난 뒤 다시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한 겁니다.
[병원 관계자]
"예. 오시면 됩니다. <한동안 휴진이라고…> 지금은 아니에요."
현재 A 원장에 대한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환자 측은 CCTV도, 간호사도 없는 수술실에서 A 원장이 마취제를 사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의 몸 속에서 A 원장의 DNA가 검출돼 구속영장까지 발부됐습니다.
하지만 A 원장은 이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수술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접촉한 점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의료행위로 인정하지만, 성적인 목적은 없었다는 겁니다.
시민단체는 성범죄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의사가 다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합니다.
[석영미 / 부산여성단체엽합 대표]
"병의 진료를 목적으로 가는 병원에서조차 그렇게 위험에 노출돼 있고 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죠."
대한의사협회는 징계를 미루고 있습니다.
[의사협회 관계자]
"법적으로 저희는 수사기관은 아니니까요. 법원 판결을 좀 기다려보고 있는 상황…"
지난 3년간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총 476명.
하지만 현행 의료법상 성범죄를 저질러도 의사 면허는 취소되지 않습니다.
성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MBC 뉴스 김유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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