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두 건의 연쇄 방화.. 세상에 불만~

앵커

어젯밤 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두 건의 연쇄 방화가 일어나서 한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알고 보니까 두 사건 모두 같은 사람이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0대 남성이었는데, 경찰 조사에서 세상에 대한 불만 때문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젯밤 11시쯤, 서울 신길동의 한 상가 앞.

자전거를 타고 온 남성이 건물 앞에서 서성대더니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남성은 20분쯤 지나 밖으로 나왔는데, 곧바로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이남열 / 인근 주민]

"뛰어 내려와 보니까 저희 건물과 옆 건물 사이에 엄청난 화염이 나와 있어서‥"

4시간 반쯤 뒤인 오늘 새벽 3시쯤.

영등포동의 4층짜리 상가 앞에 같은 남성이 또 나타났습니다.

역시 건물에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이번엔 훨씬 큰 불길이 치솟습니다.

1층 식당에 있던 부탄가스들이 큰 폭발음을 내며 터지고, 건물 주변으로 파편까지 날아갑니다.

"펑"

"가까이 가지 말라고요." "가까이 가지 마세요."

불은 건물 대부분을 태우고 한 시간 반 만에 꺼졌습니다.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지만, 3층에 있던 60대 남성이 빠져나오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고, 70대 여성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불이 난 건물 앞입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길바닥엔 유리창 파편이 흩뜨려져 있고, 이렇게 주차돼있는 오토바이 가죽도 불에 그을려 벗겨졌습니다.

앞서 불이 난 신길동 상가 건물은 곧바로 진화돼 피해가 없었습니다.

두 건물에 불을 지른 사람은 30대 남성.

경찰은 현장 CCTV를 통해 이 남성을 방화범으로 지목한 뒤 화재현장 근처에서 붙잡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돈을 훔치러 식당에 들어갔다가, 세상에 대한 불만 때문에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상대로 구체적인 방화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입니다.

MBC 뉴스 차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