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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숨지자 어머니도 떠났다‥ 방치된 '창신동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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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한복판에서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지병이 있었는데, 아들이 숨지자 돌봐줄 사람이 없어진 어머니도 이어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허름한 주택에 살면서, 변변한 소득도 없었지만 복지 지원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리포트

낡은 주택들이 밀집한 서울 창신동.

외벽에 쩍쩍 금이 가 있고, 지붕이 부서지고 떨어져 나간 집이 있습니다.

그제 오전,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곳입니다.

두 달치 수도요금이 90만 원이 나와, 물이 새는지 확인하러 왔던 수도사업소 직원이 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중부수도사업소 관계자]

"인기척도 없고 문이 열려있고 그래서 이렇게 보니까‥ 그렇게 계신 걸 보고 이제 경찰에 바로 신고한 거죠."


집 안의 주방 개수대는 주저앉았고, 그릇을 씻기 어려웠던 듯 비닐로 싸서 음식을 담은 흔적이 보입니다.

식기에는 잔뜩 곰팡이가 피어 있고 세탁기 앞에는 오래된 빨랫감이 놓여 있습니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를 볼 때 숨진 지 약 한 달 만에 발견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병이 있던 아들이 먼저 숨지자 하반신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던 어머니가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이어 사망했다는 겁니다.


[동네 주민]

"한두 달 좀 넘은 것 같은데‥ (50대 아들이) 안 보이셨어요. 주위 분들이랑 별로 소통은 없으셨던 것 같고요."


이들은 별다른 소득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자가 살던 주택입니다. 집 대문에는 전기를 끊겠다는 고지서가 붙어 있습니다.

체납된 26만 원의 전기료조차 못 낼 정도였습니다.

두 모자는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을 했지만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해, 기초연금 등에만 의존해야 했습니다.

살고 있던 낡은 집이 어머니 명의여서 재산으로 잡힌다는 겁니다.


[동네 주민]

"집만 있을 뿐이지 무일푼이거든요."


살아있을 때도 사회로부터 사실상 방치돼 있던 이들 모자는 숨진 뒤에도 한 달이나 방치된 뒤에야 발견될 수 있었습니다.


MBC 뉴스 유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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