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앞두고 놀러 온 손자와 할아버지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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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7살 손자와 할아버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숨진 손자는 어린이날을 맞아 할아버지 집에 자러 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기가 자욱한 집으로 소방대원들이 줄지어 들어갑니다.
집안 곳곳은 불에 타 까맣게 잿더미가 됐습니다.
어젯밤 9시 반쯤 서울 영등포구의 아파트 8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한 시간 만에 꺼졌지만 집 안에 있던 일곱 살 어린이와 여든 살의 할아버지가 숨졌습니다.
숨진 아이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할아버지 집에 자러 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은 할아버지가 하나뿐인 손주라며 유난히 손자를 아껴왔다고 말했습니다.
[주민]
"아이는 여기 안 살아요. <안 살아요? 그럼 자주 오나요?> 그렇죠. 할아버지 (집이니까.)"
불은 현관문 쪽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이 난 직후 화재감지기가 작동해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급히 집을 찾았지만 인기척이 없어 문을 강제로 개방해야 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비상등이 울리자마자 바로 올라갔는데, 문을 못 열어가지고. 저희가 아파트니까, 마스터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는 베란다 앞 거실에서, 할아버지는 주방 창문 쪽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집안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불길이 서서히 번진 탓에 방에서 자고 있던 할아버지가 화재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윤영재/영등포소방서 행정과장]
"현관문 쪽에서 만약에 화재가 있었다, <그럼 못 나가니까.> 당연히 못 나가겠죠. 그래서."
경찰은 현장에서 방화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며 내일 오전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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