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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개판!" 항의했다고 징역 3년?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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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결이 마음에 안 들어서 법정에서 판사에게 항의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큰소리로 항의했더니, 판사가 방금 내린 선고를 취소하고 형량을 무려 세 배나 늘려 버렸습니다.

이래도 되는 걸까요?

대법원이 이 사안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보시죠.

정상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6년, 차용증을 위조하고 허위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모씨.

1심 판사가 징역 1년을 선고하자, "재판이 개판이다, 재판이 뭐 이 따위냐"며 난동을 피웠고, 밖으로 끌려나가서도 계속 소리를 쳤습니다.

판사는 다시 한씨를 법정에 세운 뒤 "조금 전 사정을 반영해 판결을 바꾸겠다"며 돌연 징역 1년을 징역 3년으로 바꿨습니다.

위조와 허위고소라는 죄가 그대로인데, 항의했다고 판결이 바뀌는 게 말이 되냐며, 한씨는 6년이나 법정다툼을 벌였습니다.

대법원은 판사가 이미 낭독한 판결을 마음대로 바꾼 건 위법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판결문을 잘못 읽었거나 오류를 뒤늦게 발견한 게 아니라면, 판결을 바꿔선 안 된다는 겁니다.

적절한 처벌을 결정한 뒤 벌어진 일로 형량을 3배나 늘리면서, 한씨에게 방어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현복 / 대법원 재판연구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이상 판결의 내용 자체를 바꾸는 변경선고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변경선고가 가능한 한계를 명확히 선언했습니다."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면, 판사는 재량에 따라 최대 20일 동안 유치장에 가두는 '감치' 명령이나, 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소란을 이유로 형량을 늘렸던 김양호 판사는, 작년 6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재판 날짜를 돌연 앞당긴 뒤, 일본에게 배상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당시 김 판사는 "법정의 평온과 안정"을 이유로 들었는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항의를 피하려 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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