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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고 떠난 정은경.. 수어로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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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시작부터 2년 5개월 동안 코로나 방역을 진두지휘해온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오늘 퇴임했습니다.

코로나 치명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막았다는 성과가 분명하지만, 대유행의 고비마다 고개를 숙여야 했던 순간도 많았는데요.

이임식에선 눈물을 흘리며 직원들에게 수어로 '덕분에'라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다시피 지낸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길.


[정은경/질병관리청장]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민 여러분들이 방역당국을 믿어주시고, 의료인들께서 많이 헌신해주시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2년 5개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을 막아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에도 정은경 청장은 침착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2020년 2월 19일)]

"지나치게 두려워하시지 말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확진자를 샅샅이 찾아내는 검사와 추적, 신속한 격리와 치료 전략은 빛을 발했고, 투명한 정보 공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하루 1시간의 수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날이 갈수록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와 다 떨어진 구두에 사람들은 그의 건강을 염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2020년 1월 25일)]

"직원들이 업무의 부담이 크긴 하지만 잘 견디고 잘 진행하고 있다 (말씀드립니다.)"


검소한 업무추진비 내역까지 공개되자 '국민 영웅'이란 찬사도 쏟아졌습니다.

해외 언론도 'K-방역의 영웅'이라며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하는 등 주목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코로나 치명률은 분명한 성과.

하지만 끝나지 않는 유행에 25번이나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정은경/질병관리청장(2021년 7월 8일)]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방역당국자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백신 도입이 늦었다는 비판과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소상공인들을 힘들게 했다는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방역 정책 완화로 '정치 방역'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정 청장은 임기 마지막 날인 오늘에서야 이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장님, 지난 2년간 코로나 정치 방역 하셨습니까?> 과학 방역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경우는 엄밀한 임상 시험을 거쳐서 근거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는데…"


정 청장은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은 이임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함께 한 직원들에게 수어로 '덕분에'라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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