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원 주고 후배들 시켜서" 어느 학교장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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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사회팀 손하늘 기자입니다.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이 교사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이 학교 교장이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와 아이를 겨냥해 폭언에 가까운 비난까지 여러 차례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아이는 전학을 갔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인데요.
무슨 일인지, 초등학교로 바로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은평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입니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달 13일, 한 선생님을 근처 술집으로 불러냈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2학년 학생의 부모가 담임교사의 정서적 학대를 의심하며 학교에 항의하자, 대책을 논의하려 한 겁니다.
[초등학교 교장]
"(나는) 신경 안 쓴다니까. 거기서 하든 말든, 소송을 걸든 방송을 내든‥"
별 게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던 교장은 해당 아이를 받아줄 학교가 있겠냐며 조롱 섞인 발언을 합니다.
[초등학교 교장]
"여기 보내야만 지 아들을 누가 케어해주고(돌봐주고) 잘 관리해주지, 다른 데 가라고 하면 자기는 안 간다고."
그러면서 자신을 더 화나게 하면 아는 후배들을 동원해 험악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취지의 말까지 합니다.
[초등학교 교장]
"후배들이 그런 애들이 있어. 돈 1천만 원이면‥ △△ 알지? 전화했더니 다른 일이 있다고 하더라고. 사람이 궁지에 몰려서 원한을 사게 되면 뭐라도 할 수 있다라는 거야. 뭘 못하겠어."
불려나온 교사는 해당 학생의 1학년 때 담임.
술자리였다고는 해도, 물리적 위해 가능성까지 언급한 교장의 발언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술자리 참석 교사]
"너무 놀라운 일이었죠. 진짜 많이 놀랐습니다. 제가 함부로 다른 곳에서 얘기하면 저한테도 물리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느껴져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발단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유 모 군은 장애 정도가 비교적 가벼워서 일반 학교인 이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유 군 어머니]
"교장선생님께서 절대 걱정하지 말고 보내라고 얘기를 하셔서‥ 좋은 친구들도 생겨서 집에도 서로 방문하기도 하고, 받아쓰기는 금상도 타오기도 하고‥"
그런데 유 군은 2학년이 된 뒤 4월 말부터 학교에 가는 걸 거부하고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유 군]
"<학교에 가고 싶어?> 안 가고 싶어요. 날 미워해서요 선생님이. 친구들. <다 미워해?> 어. <머리 왜 박았어?> 이렇게 '쿵' 했어."
경위를 알아보던 엄마는 담임교사가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수업 도중 이런 말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동료 학부모]
"'우리 반에도 장애인이 있죠' 이렇게 얘기를 해서 그 친구도 누구 누구, 누가 장애인이야 이렇게 하면서 그 친구를 누굴 얘기하는 거야 하다가 보니‥"
유 군을 지목한 건 아니었다지만, 그 이후 유 군의 장애 사실이 알려져 따돌림 등이 시작됐다는 게 엄마의 주장입니다.
이후 학교의 사과와 해당 교사 징계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커졌는데, 교장의 폭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유 군 어머니]
"(폭언 사실을 전해듣고) 무서웠고요. 만약에 진짜 만에 하나 그렇게 하면 어떡하지, 그냥 쥐죽은 듯이 전학가서 조용히 살아야 하나‥"
학교를 찾아가봤지만 교장은 만날 수 없었고, 수백 차례 통화 시도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교장의 집까지 가서 "해명 없이 보도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초등학교 교장]
"(이번 일로) 너무 머리가 짓눌리고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고‥ 술김에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한 것인데‥"
유 군의 담임교사도 만나려 했지만, 병가를 낸 채로 출근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교사는 대신 입장문을 통해 "수업 당시 발달장애인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우리 주변에도 이 동영상에 나오는 친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크는 속도가 다를 뿐 너희들보다 더 훌륭하고 똑똑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줬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 군의 가족은 결국 다른 시·도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했고, 경찰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바로간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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