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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여중생 '가스라이팅'.. 성매매 강요·협박한 1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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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서울의 한 모텔에서 10대 여학생들이 가출한 여중생을 감금하고 폭행하다가 붙잡힌 일이 있었습니다.

MBC가 후속취재를 해봤더니, 가출한 여학생은 가해학생들로부터 심리적 지배를 당하면서 지속적인 성매매 강요와 협박, 폭행을 당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구나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4일, 서울 강북구의 한 노래방.

중학교 3학년인 16살 가현이는 이 곳에서 한 살 많은 언니들에게 일방적으로 맞았습니다.

이어 성동구의 한 모텔로 끌려가 계속 폭행당하다, 가까스로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모텔 방 안에서 얼굴 등에 피멍이 든 채 누워있는 가현이를 발견해 구출해냈습니다.


[모텔 직원]

"바로 신고했어요. (발견 당시) 누워 있었어요. 보니까 많이 맞은 것 같아요."


가해자는 모두 4명, 지난 4월부터 가출한 가현이와 생활해온 학생들이었습니다.

취재팀은 가해 학생들이 가현이와 주고받은 2주치 SNS 대화 내용을 입수했습니다.

이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성매매 약속을 잡고, 가현이에게 상대의 나이와 만날 장소를 알려주며 나가도록 지시했습니다.

하루에 최소 50만 원의 할당량을 채우라고 압박했고, 각종 성매매 은어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유형의 성매매를 강제로 시켰습니다.


[가현(가명) 어머니]

"(아이 휴대전화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조건만남에 대한 스토리가 있는 거에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가격은 얼마 받아야 되는지.."


2주 간의 SNS로 확인되는 성매매만 최소 25건, 액수는 9백만 원이 넘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가출한 뒤 의지할 곳이 없는 가현이의 불안한 상황을 이용해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심리를 지배했습니다.

지시대로 성매매를 해서 돈을 가져오면 '잘했다', '예쁘다'고 칭찬하면서 '도착할 때까지 하나만 더 하라'고 유도했습니다.

반대로, 정해진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돈을 달라', '화가 난다'면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런 가해자들에게 가현이는 "화나게 해서 죄송하다"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박지훈 경장 / 서울 도봉경찰서]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되게 중요시 했는데 그 학생들(가해자들)이 이제 그런 걸 이용을 한 것 같아요."


가현이는 점점 더 철저히 복종했습니다.


'돈 벌었으니 밥 먹어도 되느냐', '빙수 먹어도 되냐', '렌즈 사러 가도 되냐' 같은 것까지 일일이 묻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가현(가명) 어머니]

"'언니, 저 지금 일 끝나고 어디 있는데 배고파서 그런데 밥 시켜 먹어도 되나요' 이렇게 하나 하나 다 얘기하고…"


하지만 과도한 성매매 요구가 계속되자 가현이는 마지막 용기를 내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러자 가해자들은 '죽여버리기 전에 메시지를 확인해라', '얼굴을 다 갈아엎겠다'며 협박했고 어머니에게 '조건', 즉 성매매했다는 걸 폭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결국 가해자들은 사흘 만에 가현이를 찾아내 집단 폭행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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