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해야 할 야근" 과로 막아야 할 노동부가 야근송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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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색창에 야근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 이런 식으로 쳐보면 추천하는 노래 제목들이 쭉 나오죠.
그런데 이런 이른바 '야근송 추천 목록'을, 다른 데도 아닌 고용노동부가 공식 블로그에 올린다면, 얘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요?
오늘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막고, 건강을 보호해야 할 정부 부처가, 오히려 야근을 조장하느냐는 비난이 빗발쳤는데요.
그러자 이 글은 한 시간 만에 사라졌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
오늘 오전 고용노동부가 공식 블로그와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야근이라면 시간만 늦출 뿐! 에너지 부스터 같은 야근송 들으며 얼른얼른 처리하자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10곡의 노래를 추천했습니다.
첫 번째 추천 곡은 헤븐리시티의 '밤샘작업'
먹고사는 것이 바빠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바친다고 써놨습니다.
아이유의 '이 지금'이란 곡도 추천했는데 "야근으로 힘들지만 소중한 하루"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7월의 주제는 '휴가 안 가도 휴가지처럼 느껴지는 기억 조작송'이라며,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달라고 썼습니다.
소셜네트워크에는 항의하는 글들이 빗발쳤습니다.
52시간 무력화 와중에 야근송,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야근을 조장하는 사회.
직장인은 물론, 중앙부처 공무원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남백선/취업 준비]
"어차피 해야 될 야근이라는 표현 자체가 조금 약간 거부감이."
[강현석/직장인]
"내 알 바 아니다. 너희는 야근해라. 약간 그런 식으로 놀리는 것 같아요."
[중앙부처 공무원]
"굳이 음악까지 들어가면서 야근을 해야 될 필요가 있는가 싶어요."
논란이 일자 고용노동부는 글을 올린 지 1시간 만에 삭제했습니다.
바로 지난주에 고용노동부는 주52시간제를 월 단위로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바꾸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거라며 반발했습니다.
[정경훈/고용노동부 대변인]
"이런 논란이 있기 전에 저희들이 준비를 했던 것이고, 그때 당시의 취지는 불가피하게 야근하는 분들한테 조금 위로하는 차원에서…"
고용노동부가 홈페이지에 밝힌 임무는 "노동자 권익 보호,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입니다.
4년 전에는 "야근 없이 정시퇴근하자"는 캠페인송을 공개한 적도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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