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과 '공천' 얘기했는데.. "기억할 만한 일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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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현직 대통령의 실제 목소리 공개라는 파괴력 때문에 대응에 나서긴 했지만, 기류가 확 달라진 것처럼 느껴지진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비서실장, 정무수석 등 고위참모들과 '번개' 점심을 먹었는데, 여기서 "기억이 안 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경선 이후 한 번도 연락 안 한 게 맞다"며 "취임식 전날 수백 통 축하 전화를 받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MBC와 통화에서, "기억이 완벽할 수 있겠냐"고 했습니다.
또, 공개된 녹음에서 윤 대통령이 "당에서 말이 많다"고 한 건" 자신이 도와주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자존심 센 윤 대통령이 당에 공천을 부탁했을 것 같냐" 공천개입을 부인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였고,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일방적 주장이나 음해성 문제 제기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대체로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인데, 정말 그렇게 판단한 건지, 아니면 파장을 의식해 태연한 척 기조를 정한 건지, 출입기자들도 속내를 알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기억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바쁜 취임식 전날이잖아요?
중요한 사람이니까 아무리 민간인이라도 통화를 했을 거고, 게다가 그 민간인과 그 중요하고 바쁜 날 여당 공천에 대해서 얘길 했다, 이거 상당히 특이한 일 아닌가요?
[기자]
네, "명 씨가 공천을 자꾸 얘기하니까, 좋게 좋게 얘기해 줬다" 이른바 '립 서비스'를 해 줬다는 건데, 구체적인 과거 육성에 비해 해명은 아무래도 부실하게 들립니다.
윤 대통령은 공개된 육성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 줘라"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 스스로 한 말이고, 상식적으로 보고를 받고 공천 지시를 한 걸로 해석되는데, 대통령실 해명은 "공관위의 보고를 받거나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가 전부였습니다.
공식보고가 없었다 해도, 친윤 핵심들의 비선 라인 보고가 있었을 거라는 게 민주당 등 야권의 시각입니다.
수백 통 축하 전화를 받았다지만, 아무 당직도 직함도 없는 민간인과 취임 전날 통화한 점도 쉽게 납득이 가진 않습니다.
더구나 명태균 씨 파문이 불거진 초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경선 이후부터 소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는데, 대통령실은 이번엔 2022년 5월 통화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예전 해명이 틀린 걸 그대로 시인한 꼴이 됐습니다.
[앵커]
틀린 건지, 거짓말을 하는 건지 사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오늘 사실 공개된 건 대통령 목소리인데, 또다시 의혹의 시선은 김건희 여사를 향하는 분위기죠.
김 여사가 부추겨 윤 대통령이 나섰다, 이게 명태균 씨 설명인데요.
처음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논란이 됐던 '오빠'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그때 해명은 '친오빠'라고 했는데, 오늘 얘기를 또 보면 이거 맥락상 친오빠 같진 않은 거죠?
[기자]
네, 명 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맥락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김건희 여사의 발언을 명 씨가 인용하는 부분이 있는데, "마누라"라는 호칭, "오빠가 대통령 자격이 있는 거야"라는 등 표현으로 미뤄, 이번에 '오빠'는 아무리 봐도 윤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두 시간 만에 해명에 나서면서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검찰총장 때는 아저씨, 대통령이 된 뒤에는 대통령님이나 남편이라고 부른다"고만 말했습니다.
오늘 언급된 '오빠'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명태균 씨와 연락을 끊었다"던 예전 해명을 오늘 대통령실 스스로 뒤집은 상황인데,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해명이 논란을 잠재우긴커녕 섣부르고 부실한 해명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후략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5182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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