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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노동자 "학생보다 학교에 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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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 연세대학교 학생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교내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죠.

집회가 시끄러워서 수업받을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금전적 배상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학교 당국도 아닌 학생과 법정다툼을 벌여야하는 청소노등자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전준홍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해로 11년 째 연세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안희숙씨.

학생과 교수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일을 마치느라 새벽부터 건물 구석구석을 분주히 오갑니다.


[안희숙/연세대 청소노동자]

"아침에 다섯시 반에 와서요. 두시간 반을 쉬지 않고 계속 해야 돼요."


안씨가 받는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인 시간당 9,390원입니다.


[안희숙/연세대 청소노동자]

"학생들이니까 그렇게 즐겁게 내 식구라 생각해가지고 즐겁게 그냥 해요. 일이 뭐 힘들어도 즐겁게.."


청소노동자들은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만큼인 시급 440원 인상과 샤워실 마련 등을 요구했지만,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자 교내에서 석달째 점심시간마다 쟁의를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를 지켜봐온 몇몇 학생이 집회 소음으로 수업권을 침해당했다며 잇따라 민형사 소송을 냈습니다.


[이승민/서대문경찰서 수사과장]

"확인할 건 저희가 확인하고 갈 생각이에요. (필요하면) 다 볼 거예요 [업무방해 이런 것도?] 검토 해야죠."


학내 쟁의행위가 업무방해나 불법 집회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흔치는 않습니다.


[박지영 변호사]

"모든 게 업무 방해가 되는 게 아니고, 참을 수 있는 한도를 좀 넘어서서 학생들을 이제 괴롭히려는 목적도 있어야 되고.."


청소노동자들로서는 사회적 약자의 노동권 보장 요구에 힘을 보태주던 학생들이 냉혹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안희숙/연세대 청소노동자]

"속상하더라고요. 그 학생이 신고한 거는 밉지는 않은데, (시간을 끄는) 학교 측에 저희는 불만이 있는 거죠."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연세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의 소송 제기를 비판하는 강의계획서를 내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다른 대학에 파급력이 높은 연세대같은 큰 규모의 대학들이 오히려 다른 대학들이 얼마나 임금을 올리는지 눈치를 보면서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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