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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잃어버린 30년’, 한국도 같은 실패 겪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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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데루오카 명예교수는 일본의 전후 평화주의와 반성적 역사인식을 지탱했던 이른바 ‘전쟁을 경험한 세대’다.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배하던 시절을 살았던 사실상 ‘마지막 세대’이지만,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반도 사람들에게 항상 미안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저지른 일이 미안하고 너무 부끄러워서 한번도 올 생각을 못 했습니다.”


방문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4월 찾아왔다. 도쿄 신주쿠에서 지난해 숨진 농업경제학자 남편 슈죠(1924~2023)의 추도 모임이 열렸다. 이 자리에 그의 도쿄교육대 시절 제자 50여명이 참석했다. 그 가운데 서승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이 있었다. 데루오카 명예교수는 이 모임 이후 다시 만난 서 소장에게 “죽기 전에 한번 한국에 가보고 싶은데 안내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실패한 일본의 경험을 한국인들과 공유하며 연대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였다.


데루오카 교수가 일본 사회에 ‘풍요로움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 것은 1980년대 말 ‘거품 경제’가 꺼지기 직전이었다. 책을 내는데 큰 영감을 준 것은 1986~1987년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객원 교수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얻었던 경험이었다. 그가 관찰한 독일 사회에선 가난한 노동자도 넓은 집에 살고, 학비는 무료이며, 학생들은 교통비 할인 혜택을 받고 있었다. “결국 자본주의에도 여러 자본주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국민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자본주의가 있고, 사람들이 집도 살 수 없고, 하루 16~18시간씩 노동해야 하는 자본주의도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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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잃어버린 30년’, 한국도 같은 실패 겪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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