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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게 소송당한 연세대 청소노동자들.. 생활공간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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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집회를 벌여온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일부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는데요.

처음으로 반대집회가 열렸습니다.

참석한 학생들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대학에서 공부는 왜 하는가, 부끄럽다, 정작 학습권을 침해하는 건 청소노동자가 아니라 침묵하는 학교라고 연대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왜 집회를 하는지, 학교 측 입장은 뭔지,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세대 공과대학 지하의 교직원 주차장.

어두운 주차장 구석에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이 있습니다.

문도 다 열리지 않는 좁은 공간에, 벽에는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연세대 공과대학 청소노동자]

"(겨울에) 추워서‥ <이것도 다 추워서?> 겨울에는 말할 것도 없어요. 손발이 다 땡땡 얼고 그러니까"


문을 열 때마다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과 먼지가 고스란히 들어옵니다.

이 휴게실의 창문은 차량 진입로 쪽에 작게 하나 나 있습니다.

매연 때문에 열어둘 수도 없는, 무용지물입니다.

환풍기는 너무 시끄러워서 틀 수도 없습니다.

학생들이 가득한 점심시간의 학생회관.

식당 옆에, 청소노동자 5명이 함께 사용하는 휴게 공간이 있습니다.


[연세대 학생회관 청소노동자]

"4명이 여기 자는 거야, 4명이. 그리고 여기에 1명이 자고, 이렇게 5명이 자는 거야."


안 그래도 좁은데, 폭염 속에서 땀을 흠뻑 흘리며 일하고 와도 씻을 곳이 없습니다.


[연세대 학생회관 청소노동자]

"대충 그냥 내 층에서 씻고 내려오는 거야. 그냥 이렇게 팔만. (화장실에서?) 응."


이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실은 한 곳도 없습니다.

샤워실 설치와 시급 440원 인상,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4월부터 점심시간마다 집회를 이어온 이유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이 하청업체가 해결할 몫이라며 소극적인 가운데, 학생 세 명까지 집회 소음 때문에 수업권을 침해당했다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커졌습니다.


[연세대 스포츠과학관 청소노동자]

"학생에 대해서, 그 학생이 신고한 거는 밉지는 않은데, (방관하는) 학교 측에 저희는 불만이 있는 거죠."


오늘 연세대에선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처음으로 공동 집회를 열었습니다.


[해슬/연세대 비정규공동대책위]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학교입니다. 수수방관하면서 노동자를 투쟁으로 이끄는 학교의 태도가 학습권 침해가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란 말입니까."


학생 3천여 명이 지지 서명에 참여한 가운데, 연세대 동문 변호사들도 청소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법률지원단 구성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측은 "민감한 사안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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