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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물로 냉난방, 열대야·온실가스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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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흘째 열대야를 기록한 서울은 오늘 밤에도 열대야가 예고돼 있습니다.

창을 열어도 덥고, 선풍기론 턱없이 부족해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밤새 껐다 켰다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에어컨을 틀면 전기도 많이 들고, 실외기가 내뿜는 열기로 도시의 열섬효과도 심해집니다.

시원한 한강 물로 냉방을 한다면 어떨까요?

실제 한강물로 냉방하는 건물이 있는데, 해봤더니 꽤 괜찮아서 이 방법이 확대된다고 합니다.

현인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에 우뚝 솟은 지상 123층 롯데월드타워.

이 거대한 건물의 가장 아래, 지하 6층에 내려가 봤습니다.

축구장 면적의 2배나 되는 공간에 굵은 파이프가 이리저리 지나갑니다.

이 중 상당수는 물이 지나가는 관 즉 송수관입니다.


"지금 앞에 보이는 하늘색으로 띠를 두른 배관이 광역수 배관입니다. (여기로 들어오는 거예요?)"


수돗물이 아니라 한강 물인데 여기서 15km 떨어진 팔당 취수장에서 가져옵니다.

하루 5만 톤의 강물을 빨아들인 뒤 다시 내뱉습니다.

이렇게 많은 강물을 끌어오는 이유는 냉방 때문입니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한여름 서울의 온도 지도입니다.

시가지는 온통 붉은색인데 온도가 낮은 한강은 파랗게 보입니다.

서울의 기온은 33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한강물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지금 수온은 25도 안팎, 대기와의 온도 차가 8도나 벌어집니다.

차가운 물로 더운 실내 공기를 식히는 게 핵심입니다.

물을 빨아들일 때는 25도, 배출할 때는 30도로, 물이 가져간 열량만큼 실내는 시원해지는 겁니다.

이 시설은 아파트 1천 세대를 냉방 할 수 있는 규모인데 겨울에는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남민수/롯데물산 몰기술팀]

"5만 톤의 광역수를 통해서 열 교환을 해 총 냉난방의 10에서 30%를 담당하고요."


서울시와 환경부는 '수열 시스템' 즉 강물 냉방 시스템을 한국종합무역센터와 삼성서울병원등 서울의 다른 대형건물에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설계를 시작해 2024년에 완공할 계획입니다.


[임미경/서울시 녹색에너지 과장]

"수열 에너지 사업을 하게 되면 냉난방 에너지를 약 35% 이상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도시 열섬 효과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2019년 신재생 에너지에 포함됐습니다.


[정현범/한국수자원공사 차장]

"옥상에 냉각탑이라는 것이 없어지게 됩니다. 도시의 열섬 현상도 저감이 되고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0%는 건물에서 나옵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는 기후변화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2050년에는 에어컨 가동용 에너지 사용량이 지금보다 3배나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도시를 관통하는 강물에 세계가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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