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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루'인데 자꾸 침수되는 지하철.. 안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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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에 잠긴 지하철 역이 이번에 많았습니다.

도로가 물에 잠기고 버스가 끊어지면, 시민들로선 지하철이 마지막 보루인데, 그마저도 멈춰서면 타격이 더욱 심각한데요, 운행 중단 정보마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출퇴근길에 혼란이 생겼고, 특히 교통약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침수 피해로 하루 가까이 폐쇄됐다가 어젯밤 운행이 복구된 지하철9호선 동작역.

하지만 승강기는 지금도 가동되지 않습니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모두 고장난 겁니다

유일한 환승 통로인 이 계단은 모두 100개가 넘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건장한 성인들도 숨이 찰 정도로 경사가 심합니다.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올라가는 한 노인.

하지만 이내 숨이 턱 막힙니다.

벽에 기대 쉬기를 반복하고, 아예 계단 중간에 앉기도 합니다.


[강태철]

"이럴 줄 알았으면 이거 안 타고 왔지. 중간에 내리든지‥"


보다 못한 시민들이 짐을 들어주기도 합니다.


[김순례/투석 환자]

"아침에 투석하고, 9호선이 안 된다 해서 엄청 걱정했거든. 그랬더니 9호선이 되더라고. (병원에) 잘 갔다왔는데 여기서 또 이렇게 딱 돼보니까 '아이고 나 죽었다' 그랬어."


휠체어를 타는 사람은 승강기가 고쳐질 때까지 동작역을 아예 이용할 수 없는 셈입니다.

동작역은 이틀 전 폭우로 주변이 침수되면서 역사는 물론 선로까지 물에 잠겨 폐쇄됐습니다.

어제 낮 2시까지 급행열차가 멈춰섰고, 핵심 구간인 노량진에서 신논현역 구간 운행도 중단됐습니다.

어제 출근대란이 벌어진 이유 중 하납니다.

강남 방향으로 가려면 노량진역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데요.

지금 10시가 다 됐는데, 버스 정거장이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번 폭우로 7호선 이수역에서 침수와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3호선 화정에서 원당역 구간도 침수돼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습니다.

일부 구간이라도 운행이 중단되면 교통 약자들의 피해는 훨씬 더 커집니다.


[김희선/휠체어 이용 (어제)]

(차를 몇 대 보내신 거예요?)

"2대. 못 탈 것 같아요. 너무 사람이 꽉꽉 차서, 전동차(휠체어)가 들어가질 못할 것 같아요."


집중호우 때마다 반복되는 지하철 침수도 문제지만, 교통정보 알림 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재난문자처럼 시민들에게 바로 전달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홈페이지나 언론 보도를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는 겁니다.


[견용수 (어제 오전)]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갑자기 '노량진이다 내려라, 마지막역이다' 라고 하면‥"


서울시는 지하철 운행 정보를 시민들에게 재난문자 형태로 신속히 발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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