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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치명적 '지뢰'.. 도심 맨홀·땅꺼짐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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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집중호우 상황에서 보신 것처럼 도로 곳곳에 있는 맨홀 뚜껑이 시민들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했습니다.

침수 피해는 물론이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는데요.

비가 올 때는 맨홀이 문제였다면, 이제 비가 그치고 나서는 도로 여기저기에 생긴 구멍이나 땅이 꺼지는 현상이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골목.

얼핏 평범해 보이는 맨홀 뚜껑이지만 사흘 전 성인 남매가 추락해 실종된 곳입니다.

두 사람이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맨홀입니다.

이 주변에서도 가장 지대가 낮은 곳인데요. 혹시 모를 추가 사고에 대비해서 소방차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곧바로 수색 작업이 재개됐습니다.

평시에 열려면 장정 세 명이 쇠지렛대와 곡괭이를 들고 달라붙어야 되는데, 폭우 당시엔 속수무책으로 열렸습니다.


[지역 주민]

"물이 이렇게 찼는데, 이게(맨홀 뚜껑) 터지니까 우리 아파트 저기까지 물이 차버렸어요."


열린 뚜껑 아래로 보자 지금도 상당한 수위로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사다리를 내리고, 장비를 갖춘 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아래로 들어갑니다.


[구조대원]

"부유물 많이 없어? <네, 부유물은 아직 많이 없습니다.> 괜찮아? <네.>"


추락했던 40대 남성은 어제 1.5km나 떨어진 다른 맨홀 아래서 발견됐고, 50대 여성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중호우 당시 맨홀이 얼마나 위험한 걸까.

폭우가 쏟아지던 사흘 전 밤, 서울 강남역.

맨홀 뚜껑이 요동친다 싶더니 이내 솟아오르고, 분수처럼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용솟음치는 흙탕물이 순식간에 도로를 메웁니다.

관악구의 한 골목에선 발목 높이로 물이 찬 길을 걷던 시민이 봉변을 당했습니다.

흙탕물에 가려 보이지 않던 맨홀로 발이 빠져 넘어진 겁니다.


[백선아]

"갑자기 가슴 밑에까지 빠져가지고 너무 놀라서 바로 올라오긴 했거든요.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어요."


맨홀 뚜껑을 잠그더라도, 하수관에 물이 차면 수압이 올라와 터지듯 열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에 깔려 있는 맨홀만 62만 개,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폭우가 지나가면 약해진 지반이 무너져 발생하는 '땅꺼짐'이 문제입니다.

서울 논현동에선 골목을 달리던 트럭이 땅꺼짐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구멍에 박혔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의 주택가에도 땅꺼짐이 발생해 취재팀이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지윤수/기자(어제)]

"안쪽을 보시면 배수관이 드러날 정도로 도로가 깊이 파여 있는데요. 아무런 조치가 없자 주민들은 직접 임시방편으로 의자를 가지고 나와서 막아둔 상황입니다."


골목이나 주택가,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를 가리지 않고 땅꺼짐이 발생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도 서울 노량진을 지나던 통근버스가 도로 구멍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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