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줄테니 어디든".. 정부 대응에 홍수 피해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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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주일 전 수도권에 쏟아졌던 기록적인 집중 호우로 인해서 수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했죠.
현재 복구도 지원도 더딘 상황이라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지급하는 식비나 임시 거주비는 턱없이 부족하고, 제대로 공지조차 되지 않아서 이재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층에서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보이는 작은 문.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낮에도 빛 한줄기 없는 반지하 주택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토사로 뒤덮힌 방 안엔 각종 세간살이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습니다.
일주일 전, 밀려드는 빗물에 탈출하지 못한 52살 오지영씨가 숨진 곳입니다.
하나씩 하나씩 꺼내지는 고인의 유품들.
발인을 마쳤지만 슬픔은 그대로입니다.
[오유경/유가족]
"(언니는) 노약자분들 폐지 줍는 분들 보면 폐·휴지 모아서 그분이 모아놓는 곳에 갖다 놔주고‥ 멋있는 사람이었어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지자체장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고 사흘 뒤 이곳을 찾은 동작구청장과 만났는데, 조의도 표하지 않은 채 대뜸 7만 원을 지원해주겠다는 말만 했다는 겁니다.
[오유경/유가족]
"(구청장이) 주민센터 3층에 가서 대피를 해라, 그것도 아니면 7만 원을 지원해 줄테니 모텔이 됐든 어디가 됐든 (가 있어라)‥ 어떻게 사람이 죽었는데, 인재인데‥"
유족들은 구청에 먼저 전화하기 전까진 임시 거주시설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며, 친척집을 전전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유경/유가족]
"만약에 우리가 주민센터 가서 이런 상황을 얘기하지 않았으면 당신들(구청) 어떻게 하셨을 거냐‥"
이에 대해 동작구청은 구청장 발언은 "유족들에게 있을 만한 곳을 알려준 것"이며, "장례가 진행 중이어서 연락을 못했을 뿐, 임시 거주시설을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자체들은 현재 이재민들에게 하루 식비 8천 원, 임시 거주비 7만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건 둘째치고, 대부분 사비로 결제한 뒤 영수증을 청구해 돌려받는 방식인데다 공지조차 제대로 안 돼, 저소득층 피해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자신이 살던 반지하 방에 침수피해를 입은 차종관씨도 700만 원대의 세간살이 전부를 잃게 되자 급기야 SNS에 지원 요청 글까지 올렸습니다.
[차종관/이재민]
"제가 지금 전세금 5천(만 원)을 모으기 위해서 전부 대출을 받았어요. 모아놓은 자산이라든지 이런 것도 없고‥ (정부에서) 어떤 지원이 있다, 어떻게 신청할 수 있다 이런 것도 하나도 (연락)받지 못했습니다."
960만원을 기부받은 차 씨는 개인 피해를 복구하고 남은 200여 만 원을 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수해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은 모두 2천 2백여 명입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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