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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 텐트' 무덤이 된 해수욕장.. 철거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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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가철이면 해수욕장마다 좋은 자리를 맡아 놓기 위해서 장기간 텐트를 설치해 두는 이른바 '알박기 텐트'들이 늘어나는데요.

이런 알박기 텐트들 중에 일부는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서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걷어서 버리는 절차도 너무 복잡해서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용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다 안개가 자욱하게 번진 울산 동구 주전 앞바다.

몽돌 해변 위에 설치된 텐트들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붕에 고인 빗물의 무게를 못 이겨 앞으로 고꾸라진 텐트도 있고, 텐트를 지탱해야 할 지지대가 빠져나가 풀썩 주저앉은 텐트도 있습니다.

미관상 보기도 좋을 않을 뿐더러 강풍이나 태풍이 불어 닥칠 경우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주민]

"이거는 한 달도 넘었어요. 누가 이렇게 펴놓고 가서 버릴 모양인지 어쩔 모양인지 알 수가 없어요."


1.5km에 달하는 해안선을 자랑하는 이 해변에서만 이렇게 장기간 방치된 '알박기 텐트'가 수십 동에 달합니다.

주전해수욕장에서는 한 달 전 장박텐트 13동을 철거해 행정봉사실에 보관하고 있지만 주인이 찾아간 텐트는 3동 뿐입니다.

나머지 10개 텐트는 사실상 버려진 겁니다.

하지만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관청에서는 이런 텐트를 곧바로 철거할 수도 없습니다.

당장 주인이 보이지 않는 텐트라도 엄연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공유수면법과 행정절차법에 따라 최소 1달 반에 이르는 철거 절차를 일일이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울산 북구청 관계자]

"(텐트가) 이동되고 나면 사실상 다시 또 절차를 밟아야 되니 치우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버리고 떠난 것인지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장박 텐트.

결국 해수욕장에 펼쳐진 수많은 텐트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가을이 될 때까지 흉물로 남아있다 철거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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