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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 세 모녀 극단 선택.. "지병과 빚으로 힘들다"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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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환율과 물가, 저희가 숫자로 어렵다 힘들다 전해드리지만 그 어려움이 실제로 누군가의 삶 전체를 무너뜨리고 있고, 우리는 또다시 이런 비극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제 오후, 수원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세 모녀는 다들 암과 희귀병을 앓고 있었고, 현관문에는 도시가스 검침원이 남겨둔 안내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경기도 수원의 한 골목.

구급차 두 대가 들어오고 경찰 과학수사대 차량도 모습을 나타냅니다.

집 앞에는 병원 이송 차량도 도착했습니다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겁니다.


[이웃 주민]

"어제 와서 저희가 냄새 나니까 확인하려고 했는데, (고인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어서 저희가 신고를 한 거예요."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 안에선 60대 여성과 40대인 두 딸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듯, 현관의 잠금장치가 뜯겨나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고, 집안에선 모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힘들다"며 경제적·신체적 어려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머니인 60대 여성은 암 투병을 해왔고, 두 딸도 희귀병 등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 모녀가 산 집은 40제곱미터 규모로, 월세는 42만원 수준.

하지만 채무와 병원비 때문에 3번 정도 월세를 밀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물 주인]

"(이곳에) 산 지는 한 2년 정도 됐는데, 말도 섞어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고‥"


공과금도 체납돼, 현관문 앞에는 '연락을 바란다'는 도시가스 검침원의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단절된 위기 가구였지만, 지역 주민센터는 이들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이사 오시고 나서 전입신고도 안하셔서 저희 동 주민으로 등록이 안 돼 있었어요. <상담 오시거나 이런 것도?> 그런 내역도 없어요."


숨진 모녀의 주소지로 신고돼 있는 화성시에도 이들이 지원을 요청한 기록은 없었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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