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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전통시장 가보니.. 수해에 고물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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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보통 이맘때면 명절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들마다 활기를 띠어야 하는데, 올해는 그 풍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 있었던 집중호우로 인해서 피해를 입었던 흔적들이 아직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고요.

치솟는 물가 때문에 손님들 발길도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극심했던 서울 동작구의 한 전통시장.


[한경수/곡물 점포 상인(당시)]

"추석 장사를 해야 하는데…"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폐허가 된 시장에서 망연자실했던 상인들은 그 사이 충격을 딛고 다시 물건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가게 안에는 수해 흔적이 그대로입니다.

여기는 원래 약재 냉장고였는데요.

안에 물이 들어차면서 전기가 끊겨 지금은 진열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켠에는 토사로 인해 고장 난 카드 결제기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한경수/곡물 점포 상인]

"녹두 같은 거, 다섯 여섯 개씩 몇 개씩 사놨는데 다 물 들어가니까 못 쓰니까 다 버린 거죠."


준비한 곡물은 물에 젖어 내버리고, 냉장고 등 기계를 다시 사느라 추석을 앞두고 3천만 원가량 피해를 봤습니다.


[한경수/곡물 점포 상인]

"(추석) 손님은 놓칠 수가 없으니까 급하게 가서 사오고, 엄마 아버지 모아놓은 것 가지고 쓰고 있고, 빚도 좀 내고."


근처의 한 수산 점포 상인도 울상입니다.

물가가 비싸다 보니, 추석 대비 냉동 생선을 미리 2톤이나 사놨는데 전부 버린 겁니다.


[김조현/수산 점포 상인]

"기름값 상승 때문에 냉동이나 이런 게 배달비용도 많이 올랐어요. 그래서 미리 구매해놨던 게 비 피해로 인해서 이번에 이게 다 망가져서 다 버렸거든요."


어렵게 다시 물건을 마련해 팔아보지만, 가격을 들은 손님들은 등을 돌립니다.


[심유석]

"한 10만 원 갖고 나왔는데 작년보다는 조금 더 비싸요."


특히 추석에 많이 팔리는 농·축·수산물 체감 물가가 크게 뛰었다는 겁니다.


[유효민]

"배추 사러 돌아다녔는데 살 수가 없어요. 한 포기에 1만 원, 망으로는 1만 3천 원이니 우리 주부들이 어떻게 사요."


수해를 입었던 관악구의 또 다른 전통시장.

한 농산물 가게를 들어가 봤습니다.

원래는 추석을 대비해 냉장고 안이 꽉 채워져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물난리로 상품들이 모두 떠내려가면서 안이 텅 비어 있습니다.

당장 써야 할 냉장고와 포장기계부터 고친 축산 가게엔 8백여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 영수증만 쌓였습니다.


[이금정/축산 점포 상인]

"현재는 이것만, 이것만 (수리)하고. 잠긴 건 다 폐기. 모두에게 어려운 추석인 것 같아요. 손님이 많이 줄었어요."


수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준다는 최대 400만 원의 정부 지원금이라도 기다려보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권혁형/과일 점포 상인]

"물건 구입하는 데 써야 되는데 아직 소식이 없어요. 빨리 줬으면 좋겠는데…"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가 했더니 이제는 수해와 고물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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