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뼈 안에 '수술용 드릴' 3cm.. 설명 없던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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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릎을 다친 환자가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한 자리에 뭔가 뾰족한 게 들어있어서 확인해 봤더니, 뼈를 뚫는 수술용 드릴조각이었습니다.
황당한 건 병원에서 이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수술 기록지에도 남기지 않았다는 겁니다.
제보는 MBC,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30대 여성 환자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무릎 뼈 옆쪽으로, 정체불명의 기다란 물체가 보입니다.
뼈 속에서 솟아난 것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니, 끝은 뾰족하고 몸통은 꼬여 있습니다.
이 환자는 지난 5월, 낙상 사고로 무릎의 인대와 연골을 다쳐 수원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퇴원하면서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뼈와 인대를 고정하는 장치 말고도 또 다른 이물질이 발견됐습니다.
[권모 씨/무릎수술 환자]
"제가 '저게 뭐냐'고 여쭤봤더니 '그냥 수술하다 부러졌어' 그게 끝이었어요. 처음 대화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퇴원한 환자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서야 이물질의 정체를 알게 됐습니다.
부러진 수술용 드릴 3cm 가량이 몸 속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거였습니다.
놀란 환자가 다시 수술한 의사에게 찾아갔더니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권 씨-담당 의사 대화 (7월)]
"<그러면 수술 끝나고 왜 얘기를 안 해 주셨나?> 걱정을 많이 할까 봐 안 했어‥ 수술 끝났는데 그게 남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그 걱정을 더 많이 하거든"
의사는 수술 당시 환자의 무릎이 펴지면서 드릴이 부러졌는데 당장 제거하기는 어렵다며, 부작용은 없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술 후 두 달이 훨씬 지난 시점이었는데, 사과나 보상 관련 언급은 없었습니다.
[권 씨]
"환자한테 알려야 될 의무는 당연히 있는 거고, 문의를 했을 때 '설명 다 했는데 왜 그러냐' 그러면 저는 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거죠."
심지어 해당 병원은 환자의 수술기록지에도 이 사실을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뼛속이나 관절 부위에 이물질이 남아있으면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하면 염증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술도구가 미세해서 부러지는 일이 있지만, 이 경우 바로 환자에게 알리고, 문제가 없는지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선웅/의료범죄척결 시민단체 대표 (성형외과 전문의)]
"수술 후에 설명이 필요했던 부분이지 않나‥이물질이 남아 있다라는 것을 기록으로도 남겨뒀어야 됩니다."
병원 측은 "환자가 걱정할 것 같아 설명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면서 "지금 제거하면 오히려 위험해 1년 뒤에 제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의료배상 책임보험을 신청했다"며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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