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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깔고 이동하려다 '쿵'.. 20대 굴착기 기사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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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사태 복구 현장에 투입된 한 20대 청년이 자신이 몰던 굴착기에 깔려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2년차 기사였던 이 청년은 사고 직전에 역시 굴착기 기사인 이버지에게 현장사진까지 보내면서, 방법을 물어봤다고 하는데요.

유족들은 무리한 작업 지시가 사고를 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시, 한국도로공사 마성영업소 부근의 야산입니다.

약 30도 경사의 가파른 오르막길에 통제선이 처져 있고, 굴착기가 파란색 천으로 덮여 있습니다.

어제 오전 11시 35분쯤, 이곳에서 1톤짜리 소형 굴착기를 몰고 산사태 복구 작업을 하던 26살 박모씨가 크게 다쳐 숨졌습니다.

사고 현장엔 이렇게 산사태로 굴러내려온 돌이 쌓여 있는데요.

숨진 20대 기사는 굴착기를 몰고 이런 돌을 치우려 움직이던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시로 사다리를 놓고 치워야 할 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공사 관계자]

"사다리를 놓고 건너가던 중에 (장비가) 우측으로 전도되면서.."


이 야산은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공사가 도급 업체에 복구 공사를 맡긴 상태였습니다.

숨진 박 씨는 도급 업체가 또 다른 업체에서 데려온 일용직 노동자였는데, 현장에 투입된 지 3시간여 만에 참변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작업 현장을 책임지는 현장소장과 작업반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년차 기사였던 박 씨는 사고 직전까지 역시 굴착기 기사인 아버지에게 현장 사진을 보내며 이동 방법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씨 아버지]

"얘는 산 쪽으로 돌아가는 게 자신이 없으니까 나한테 4번 5번 전화를 하고 사진을 보내고‥내가 오늘 아침에 현장을 갔다 왔어요. (굴착기가) 진입을 할 수가 없는 자리예요."


믿어지지 않는 사고에 말을 잃은 유가족들.


[박 씨 어머니]

"엄마 12월 달이면 생일이잖아‥ 내가 선물해줄게, 사줄게,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해당 도급 업체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도, 인천 강화도에서 소형 굴착기로 해양 쓰레기를 치우던 50대 기사가 바다에 빠져 숨졌습니다.

항구에 드나드는 배가 접안하는 부교 위에서 작업하다가 옆으로 넘어진 겁니다.


[이인화/민주노총 인천본부]

"기울어져 있는 부잔교 위에서 굴착기를 통해서 쓰레기를 건져 올리다가 균형을 잃고 바다에 빠지면서 운전자까지 같이 사망한 사고고요."


이 사고 때도 현장에는 숨진 기사와 건져올린 쓰레기를 차량에 싣는 또 다른 기사 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고용노동부가 신호수 배치 여부 등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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