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 휴대전화 갖다댄 '옆집 남성'에 사전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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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옆집 여성의 집 안에서 나는 소리를 엿듣고 녹음까지 한 사건이 최근 KBS 보도로 알려졌는데요.
당초 이사 비용을 줄 테니까 문제 삼지 말아 달라던 이 남성이 갑자기 고소할 테면 하라는 식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피해자는 불안해서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이 남성에 대해서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헤드셋을 낀 남성이 휴대전화를 현관 가까이에 갖다 댑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5분 넘게 같은 자세로 집안에서 나는 소리를 엿듣습니다.
남성의 정체는 2년 넘게 이웃인 줄로만 알았던 옆집에 사는 40대 남성이었습니다.
아내는 물론 두 아이까지 있는 이 남성은 피해자가 퇴근한 밤 9시쯤부터 새벽 3~4시 사이 매일같이 찾아와 소리를 엿듣고 녹음했습니다.
뭐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성적인 문제 때문에 그랬다며 문제삼지 말아달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피해자]
"'성적인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옆집을 생각하고 하면 자기가 좀 흥분이 돼서 그런 일을 했다' 이러면서‥ '이사비용을 줄테니까 고소하지 말고 가족들한테, 자기 와이프랑, 알리지 말고'‥"
그런데 얼마 뒤 남성은 이사 비용을 주지 못하겠다, 고소할테면 고소하라며 말을 바꿨습니다.
[피해자]
"혹시나 보복당할까봐 무서워서‥남자친구도 '보복당할 수 있으니 조용히 이사비용 받고 나가자' 했는데 못 주겠다 하니까 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예요."
결국 경찰에 고소했더니 가해 남성은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를 받겠다며 법적으로 다퉈보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에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했지만 바로 옆집에 살기 때문에 '접근금지'라는 건 의미가 없었고,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어도 불안했습니다.
[피해자]
"집 앞에 있는 편의점도 못 가고, 쓰레기도 못 버리고 있고요. 창문도 못 열어요. 혹시라도 그 창문이라도 통해서 들어올까‥"
결국 피해자는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 주거침입과 스토킹처벌법 등의 혐의로 가해 남성을 불러 조사했는데,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가해 남성을 유치장에 구금하는 잠정조치 4호도 함께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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