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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최 정동야행에서 '일본 순사·일왕 옷 대여' 행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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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주최하는 역사 문화 행사들이 자꾸만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새로 단장한 광화문 광장에 대형 조선총독부 그림을 설치해서 논란이 됐던 게 한 달도 채 안 됐는데, 이번에는 정동길을 걷는 행사에서 일본 순사의 옷과 일왕의 옷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을밤 정동길을 걸으면서 덕수궁과 박물관 등 역사문화 시설을 돌아보는 정동야행.

코로나19로 한동안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리면서 많은 시민들이 찾았습니다.

그런데 의상을 빌려주는 환복소에 일본 헌병 옷과 일왕 옷이 걸려있고, 한번 빌려 입는데 2만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정동야행 관람객]

"산책하듯이 걸어갔거든요. 부스에서 헌병복, 천황복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고. (헌병들이) 국민들을 탄압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입던 복장인데‥"


우리나라 개화기 역사를 체험하자는 취지인데, 역사적 아픔과 관련된 의상을 비치해 대여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서울시가 마련한 행사라는 점에서 비판이 컸습니다.


[20대 시민/제보자]

"기업에서 주최한 게 아니라 서울시에서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자는 의미로 (한 건데), 버젓이 전시하고 빌려준다는 게 이해가지 않아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독일 나치 군복을 대여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본 중심의 '천황' 단어를 사용한 것도 문제"라는 등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실제 일왕 옷은 한 차례 대여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측은 "대여업체가 계약사항과 달리 무단으로 대여 의상을 추가했다"며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관리 감독에 소홀했던 점은 인정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현장점검 의무는 있는 거잖아요?)

"현장이 복잡하고 안전관리에 신경 쓰다 보니까. (점검을) 소홀히 한 건 인정하는 거죠."


행사 대행업체 측은 "대여업체가 수익을 위해 문제의식 없이 진행한 것 같다"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앞서 지난달에도 광화문광장에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포스터가 설치돼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전시를 조기 철거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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