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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접대 검사 전원 무죄.. 이번엔 '94만 원 계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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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96만 원 계산법', 기억하시는지요.

검찰이 수백만 원대 룸살롱 접대를 받은 검사들을 수사하면서, 검사 한 명당 룸에 머문 시간을 꼼꼼하게 따져서 인당 접대비를 처벌 기준인 100만 원에 못 미치게 계산해 논란이 됐었는데요.

이런 계산법으로도 100만 원을 넘겨서 재판에 넘겨졌던 전·현직 검사들까지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이들이 법정에서 주장한 또 다른 계산법이 받아들여진 건데, 어떤 내용인지 양소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2020년 말 '라임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2019년 7월 28일, 서울 강남의 룸살롱에서 특수통 검사 3명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수사 결과, 현직 검사 3명이 부장검사 출신 이주형 변호사의 주선으로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모두 재판에 넘겨진 건 아니었습니다.

접대한 김 전 회장, 주선자인 이주형 변호사, 접대받은 검사 1명만 기소됐습니다.

함께 있던 검사 2명은 불기소처분됐습니다.

술자리에서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전체 술자리 비용 536만 원을, 머문 시간 비중대로 나눠 계산하면, 이들은 96만 원어치 접대만 받았다는 겁니다.

'김영란법' 형사처벌 기준 100만 원 아래로 짜맞춘 듯한 검찰 계산법을 두고 '96만 원 불기소 세트'라는 비아냥이 나왔습니다.

1년 9개월 이어진 1심 재판.

피고인석에 선 전·현직 검사들은, 또 계산을 다시 하자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김봉현 전 회장과 친한 청와대 행정관이 옆방에 있다가 이 술자리에 합류했다며 1인당 술값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주장을 받아들여 다시 계산해보니, 1인당 접대금액은 93만 9천167원.

재판부는 이들도 100만 원이 안 되는 접대를 받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나 모 검사/'술접대' 사건 피고인]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수백만 원어치 술접대를 했다고 스스로 폭로했던 김 전 회장까지도 다 무죄였습니다.


[김성훈/변호사]

"'구십몇만 원'이잖아요. 정상적인 하루의 만남에서 지출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죠. 처벌의 필요성 부분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아닌가…"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MBC 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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