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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에 휩싸인 반지하.. 방범창 밑에서 숨진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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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한글날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새벽에, 서울 번화가에서 불이 났습니다.

30살 청년이 다세대 주택,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반지하 방이었습니다.

발견된 곳은 화장실 바닥, 끝내 열리지 않은 방범창 바로 아래였습니다.

침수뿐만 아니라 화재 때도 반지하 방범창은 비극을 불러왔습니다.

먼저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손전등을 비추지 않으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캄캄한 새벽.

연기가 채 가시지 않은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과 벽돌 담벼락 사이로 소방관들이 몸을 밀어넣고 남성을 꺼내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불이 난 건 어제 새벽 2시 40분쯤.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 주변의 한 반지하 방이었습니다.


[이웃 주민]

"쓰레기 버리러 나가다가 불꽃 보고 신고한 거예요. 신고하면서 아래, 위 다니면서 사람들 대피시키고‥"


빌라 주민들이 모두 급히 대피했는데, 불이 난 방 안에 살던 30살 남성 이 모 씨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방관들이 반지하방 현관문과 베란다 쇠창살을 뜯고 들어가 수색하던 중,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화장실 안, 방범용 쇠창살이 달린 작고 높은 창문 아래에서였습니다.

남성은 이곳 반지하방 바로 안쪽의 쇠창살이 달려 있는 화장실 창문 바로 밑에서 발견됐습니다.

연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남성은 전날 밤늦게까지 일을 한 뒤 귀가한 지 1시간도 안 돼 변을 당했습니다.


[이웃 주민]

"코로나19 때문에 사정 좋은 사람이 누가 있어요. 그래서 프랑스 유학 갔다가 (귀국해서) 가게 하다가‥"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 결과 불은 주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불이 났을 때 몸을 피할 수 있는 베란다는 주방과 바로 연결돼 있었고, 현관문 역시 주방 바로 옆에 있어 접근조차 하지 못했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남성이 불이 난 반대편인 화장실 창문으로 빠져나오려 했지만, 방범창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장실 창문은 성인 어깨 높이에 달려 있었고 창문에 달린 쇠창살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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