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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로 오인".. 72살 택시기사 엽사 총에 맞아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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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 서울 구기터널 인근 산자락에서 택시기사가 멧돼지를 쫓던 엽사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어두운 산속에서 택시기사를 멧돼지로 착각해 일어난 사고인데요.

경찰은 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둠 속에서 수풀 옆에 쓰러진 남성을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합니다.

어젯밤 8시 20분쯤, 서울 은평구 구기터널 인근 북한산 입구에서 70대 택시기사가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택시기사가 북한산 공원 입구에 차를 세운 뒤 등산로 쪽에 들어가 있었는데, 근처를 지나던 70대 엽사가 쏜 총에 맞은 겁니다.

택시 기사는 약 15미터 거리 산 쪽에서 엽사가 쏜 총에 팔과 옆구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엽사는 어두운 산에서 멧돼지를 쫓아 내려오던 중, 택시기사의 움직임과 소리를 멧돼지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김상국 / 서울 서부경찰서 형사팀장]

"저희가 랜턴(손전등)으로 비췄을 때 어두워서 안 보였으니까. (사건) 전날에도 여기서 멧돼지를 한 마리를 사살했고."


이 부근에선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 늦은 밤에도 엽사들이 종종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등산객]

"멧돼지 가끔 봐요. 특히 눈 오고 그럴 땐 멧돼지 발자국도 상당히 많이 나 있고."


[인근 주민]

"3월부터. 거기서 잠복해 가지고. 아저씨들 돼지 잡는다고"


사고를 낸 엽사는 서울시 멧돼지 출현 방지단 소속으로, 수렵 허가와 관련된 결격 사유나 사고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제도 오후 5시 50분쯤 종로구의 한 파출소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받아 멧돼지 포획에 나선 길이었습니다.

지자체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들이 멧돼지를 사살할 때마다 2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엽사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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