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응급실 '뺑뺑이'.. 신고 7시간 만에 수술했지만 끝내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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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평소 지병이 없고 건강했어요. 말로만 듣던 응급실 ‘뺑뺑이’로 아빠가 돌아가셨다니 아직도 믿기질 않네요. 가슴이 아프고 억울합니다.”
지난 9월 5일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일하는 박동원씨(가명·54)는 평소처럼 웃으며 일터로 떠났다. 딸 이슬씨(가명·25)는 여느 때처럼 출근 인사를 건넸다. 그날이 아빠의 마지막 출근이 될 줄은 몰랐다.
그날 오후 8시 박씨는 퇴근길에 갑작스레 복통을 호소했다. 동료의 차를 타고 가까운 A병원을 찾아 진통제를 맞았다. 병원은 CT(컴퓨터단층촬영)와 엑스레이, 피 검사를 진행한 뒤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고 박씨는 그 길로 귀가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박씨의 상태는 악화됐다. 딸 이슬씨는 아버지가 내원했던 A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 진통제 부작용이 아닌지 물었다. 병원에서는 직접 와봐야 알 수 있다고 했고, 새벽 3시 가족들은 119 구급대를 불렀다.
박씨를 받아주는 응급실을 찾기는 어려웠다. 병원에 와봐야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던 A병원조차 박씨의 이송을 거부했다. 구급대는 거제 지역과 인근 진주, 부산, 창원 소재 약 10곳의 병원에 환자 이송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약 1시간 동안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박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병원 측은 당시 박씨를 거부한 이유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가 현재 부재중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만 답했다.
전화를 돌리던 구급대원은 “아시다시피 의료 대란으로 응급실 상황이 좋지 않다”며 “병원이 잘 안잡힌다”고 했다. 해당 구급대가 소속된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중복 포함 10개의 병원이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송 거부의) 구체적인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슬씨는 다급한 마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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