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앱으로 만난 여성 살해.. 여성이 신고했지만 위치추적 안 돼

앵커

채팅에서 만난 남성에게 살해 위협을 느낀 30대 여성이 112에 신고를 했지만 위치 파악이 안 되는 사이에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신고를 한 여성이 '알뜰폰' 같은 별정통신사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어서 긴박한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 파악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용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순찰차가 한 원룸 건물 앞에 서 있습니다.

잠시 뒤 또 다른 경찰차에 이어 119 구급차까지 도착합니다.

오늘 새벽 1시쯤, 채팅앱에서 만난 여성을 여성의 집에서 흉기로 살해했다는 30대 남성의 자수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피해 여성은 살해되기 전인 어젯밤 11시 10분쯤 이미 112에 신고전화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신고 전화는 남녀가 다투는 소리와 여자의 비명 소리만 들린 채 끊어져 버렸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위치 추적에 나섰지만, 이번엔 신고 여성의 휴대전화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별정통신사에 가입된 휴대전화였기 때문입니다.

통신 3사는 24시간 당직을 운영해 경찰이 긴급 통신자료제공요청을 하면 이름과 주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야간, 주말, 휴일 당직이 없는 별정통신사는 다음날, 늦으면 2주까지 기다려야 개인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기지국 주변에 순찰차를 보냈지만 신고자의 정확한 주소를 파악하지 못한 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 사이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피의자는 사건 발생 2시간이 지나서야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며 파출소에 찾아와 자수했습니다.

이 남성은 어제 피해자와 처음 만났는데,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긴급체포해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