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명 정형외과도 '대리수술'.. 간호조무사가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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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간호조무사의 대리수술, 정말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경기도 수원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조무사들이 봉합수술을 한 사건을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서울의 한 유명 정형외과 병원에서 같은 형태의 대리수술을 해 온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의 한 정형외과 수술실.
양 손에 집게와 가위를 든 남성이 환자의 무릎 부위를 거침없이 꿰맵니다.
출혈이 계속되자, 피를 빼내는 실리콘 관을 직접 환자 다리에 집어넣기도 합니다.
이 남성은 병원의 간호조무사입니다.
감염이나 괴사 우려 때문에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는 봉합수술을 조무사가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정상적인 수술인 것처럼 환자에게 안내합니다.
[수술실 직원]
"서명을 좀 받아야 해서‥ 수술방에서 나가실 때 하시면 돼요. 곧 마무리 단계예요."
일주일 전, 또 다른 환자의 수술실.
여기서도 같은 간호조무사가 봉합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로 보이는 여성이 조무사를 돕고 있고, 수술실 어디에도 의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자는 얼굴 아래가 가려져 있어 누가 수술을 하는지 볼 수 없습니다.
[정이원/변호사 (의사 출신)]
"수술 시작부터 봉합을 포함한 마무리까지 진료를 원래 담당한 의사가 시작을 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수술 영상을 확보해, 봉합수술을 한 남성이 간호조무사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포츠 특성화 병원'을 표방한 이 곳은 유명 프로 선수들을 홍보대사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반인도 프로선수처럼 진료한다'는 말을 믿고 찾아온 일반 환자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조무사가 봉합수술을 해온 겁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모든 수술을 의사가 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저희가 지금 업무 자체를 원장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고 계셔서‥ 수사기관에 가서 얘기를 하겠습니다."
간호조무사는 환자 이송 같은 보조 작업만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남자 간호조무사님은 계시지 않아요?)
"네네. 뭐 환자 이동은 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이 대리수술 영상을 보여주겠다고 하자, 병원 측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며 거절했습니다.
경찰은 이 병원의 간호조무사 두 명과 간호사 1명을 입건해 조사에 나섰고, 필요하면 담당 의사까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수술부위의 실밥을 제거한 부산의 한 병원 간호조무사와, 이를 지시한 의사의 대리수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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