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원부터 46억까지 야금야금.. 돈 빼낼 때마다 도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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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건강보험공단의 직원이 46억 원의 거금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사건이 있었죠.
이 직원이 처음에는 천 원으로 시작을 해서 점점 금액을 늘려가면서, 6개월 동안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서 돈을 빼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 셈인데, 반년 동안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급 보류 계좌 관리를 담당하던 44살 최 모 팀장이 처음 공금에 손을 댄 건 올해 4월 27일입니다.
돈이 지급될 계좌 번호를 자신의 계좌로 바꾼 뒤, 처음 송금한 돈은 단돈 1천 원.
공금을 빼내도 괜찮은 지 시험해 본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다음 날 최 팀장은 1천7백여만 원을 이체합니다.
그리고 1주일 뒤 좀 더 과감해진 그는 약 2배인 3천 2백여만 원을, 다시 1주일 뒤엔 또 2배를 늘려 6천만 원 가량을 빼냈습니다.
이후 억대로 금액을 늘린 최 팀장은 한꺼번에 41억여 원을 이체했습니다.
돈을 빼낼 때마다 휴가도 냈습니다.
1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처음 인출된 4월 28일에도, 3천2백만 원이 인출된 5월 6일에도 휴가를 냈고, 누적 1억3천만 원을 빼낸 뒤엔 닷새간의 장기휴가를 떠났습니다.
발각될 것을 염두에 두고 도주를 준비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41억을 빼낸 최 팀장은 지난주 장기휴가를 내고 필리핀으로 도주했습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
"테스트격의 횡령을 건보공단이 미리 발견했다면 대형 횡령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선례가 있음에도 제대로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은 것은 공공기관의 기강 해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건보공단에서는 2016년에도 직원이 차명계좌로 4천3백만 원을 빼돌리는 등 최근 10년간 3명의 직원이 횡령으로 파면 또는 해임됐습니다.
그런데도 한 사람이 계좌를 마음대로 바꾸고 이를 결재까지 할 수 있도록 전결권을 준 것도 모자라 감시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경찰은 도피 중인 최 팀장을 추적하는 한편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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