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조립해 다양한 모양 만드는 ‘나노 성냥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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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조립해 다양한 모양 만드는 ‘나노 성냥개비’
- 손재성 신소재공학과 교수팀, 물‧기름 모두 친한 무기 나노 성냥개비 개발
- 정교한 표면 양친매성 조절로 자기조립 형상 제어… JACS Au 발표
성냥개비 모양의 나노 물질이 스스로 조립되며 형상을 만드는 기술이 나왔다. 분자보다 큰 물질에서도 분자에서처럼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손재성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성냥개비 형상의 ‘황화은(Ag₂S)-황화카드뮴(CdS) 무기물 나노 계면활성제’ 제작에 성공했다.
이 물질 표면의 친수성과 소수성을 조절하면 다양한 형상의 자기조립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 나노 수준에서 ‘분자형 계면활성제’에서 보여주던 구조적 다양성을 재현할 수 있다.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 계면활성제 합성 공정과 모습들 (a)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 계면활성제의 합성 공정 모식도, (b) 성냥개비 형상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입자, (c)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입자(좌), 황화은 나노입자(가운데), 황화카드뮴 나노입자(우)의 염화 이온 표면 선택성, (d) 나노 자기조립체 기반 액체 방울.)
한 물질이 친수성과 소수성을 보유하는 성질을 ‘양친매성’이라고 한다.
비누나 세제 등에 쓰이는 ‘계면활성제’가 대표적이다. 보통 양친매성 물질은 용매 특성에 따라 친화력이 낮은 부분을 숨긴다.
이렇게 하면 경계 부분의 에너지가 낮아지면서 스스로 뭉쳐지는 자기조립(self-assembly)이 진행되는데, 규칙성을 갖는 물질 구조를 만들기에 효과적인 기술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자형 양친매성 물질은 너무 작아서 어떤 기능을 가지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독특한 구조가 가진 이점만 이용해야 했는데, 최근 전하를 띠는 ‘친수성 표면 처리제’를 도입해 특정한 기능을 가지는 나노 수준의 양친매성 물질을 만들려는 연구가 많아졌다.
공이나 아령 모양의 ‘기능성 무기 나노소재’의 표면 특성을 바꿔서 분자보다 크면서 자기조립이 가능한 기능성 물질을 만들려는 것이다.
종횡비 (a) 7, (b) 3, (c) 2의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입자, 종횡비 (a) 7, (b) 3, (c) 2를 갖는 나노 계면활성제의 자기조립체.
제1저자인 구다휘 신소재공학과 석‧박통합과정 연구원은 “공이나 아령 모양의 나노 물질은 종횡비(aspect ratio) 조절이 쉽지 않아 분자형 양친매성 물질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구조를 재현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높은 종횡비를 갖는 나노 성냥개비를 합성했으며, HSAB(Hard Soft Acid Base) 이론 기반 선택적 리간드 치환 공정(selective ligand exchange)을 통해 무기 나노 계면활성제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a) 헥사데실아민(hexadecylamine, C16H35N) (b) 테트라데실아민(tetradecylamine, C14H31N) (c) 도데실아민(dodecylamine, C12H27N)로 치환된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 계면활성제의 자기조립체.
새로 개발한 해당 나노 계면활성제는 ‘친수성을 띠는 머리’와 ‘소수성을 띠는 긴 줄기’로 구성돼 있다.
이런 양친매성을 이용하면 액체 방울이나 특정한 자기조립체로 조직화가 가능하다.
또 종횡비와 표면 양친매성의 조절을 통해 곡면, 주름, 원통형 등의 구조를 선택해 자기조립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손재성 교수는 “높은 종횡비를 갖는 나노 계면활성제는 기존의 공 모양이나 아령 형상에서 구현이 불가능했던 더 넓은 범위의 기능성 나노 구조체의 제작을 가능하게 했다”며 “수직 방향으로 구조 조절을 하는 부분은 나노 계면활성제의 구조적 다양성을 확장하는 뛰어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저명한 학술지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 10월호 속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돼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도전형소재기술개발 프로그램, 글로벌박사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Self-Assembly of Matchstick-Shaped Inorganic Nano-Surfactants with Controlled Surface Amphiphilicity | JACS 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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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한 물질 안에 친수성과 소수성을 보유한 물질을 ‘양친매성 물질’이라고 한다.
이 물질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용매 간 계면에 흡착해 표면 에너지를 낮추고 계면을 활성화한다.
또 단일 용매 내에서는 친화력이 낮은 부분을 숨겨 계면 에너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자기조립이 진행된다.
이런 양친매성 물질은 계면활성제, 지질, 블록 공중합체 등으로 대표된다.
이들의 자기조립기술은 규칙성을 갖는 상부 구조를 제작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이때 형성되는 구조는 표면 양친매성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분자형 양친매성 물질은 그 자체의 기능성이 부족해 자기조립체의 구조적 특성을 이용하는 것에 국한돼 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형 및 덤벨 형상의 ‘기능성 야누스 입자’에 전하를 띠는 친수성 표면 처리제를 도입해 무기 나노 계면활성제를 제작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야누스 입자는 한 입자에 서로 다른 두 개의 기능성 및 표면 반응성을 갖기 때문에 친/소수성이 쉽게 도입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구형 및 덤벨 형상의 나노 계면활성제는 수직 방향 종횡비 조절이 쉽지 않아 기존 분자형 계면활성제에서 나타난 구조적 다양성 및 자기조립 특성을 온전히 재현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최근에는 나노로드 등 높은 종횡비를 갖는 단위 소재의 자기조립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단위 소재의 도입은 기존 분자형 양친매체의 구조 및 자가조립체의 구조적 다양성을 재현하는 데에 크게 도움될 것으로 기대됐다.
2. 연구내용
본 연구는 양친매성을 띄는 나노 계면활성제의 자기조립을 위해 성냥개비 형상의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입자의 합성을 시도했다.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입자는 황화은 나노입자 위 불균일 핵생성(heterogeneous nucleation)을 통해 합성됐다.
합성한 황화은-황화카드뮴 나노입자는 평균 직경 10나노미터(㎚)의 황화은 머리와 황화카드뮴 줄기 부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기 탄화수소인 올레일 아민으로 덮혀 소수성을 띠고 있다.
이후 HSAB 이론을 기반으로 줄기 부분보다 머리 부분과 높은 친화도를 갖는 염화 이온 무기 리간드를 도입했다.
선택적 리간드 치환 공정을 통해 황화은 나노입자에만 선택적으로 친수성을 도입해 유기 분자형 계면활성제와 유사하게 친수성을 띠는 황화은 머리 부분과 소수성을 띠는 긴 황화카드뮴 줄기로 구성된 양친매성 나노 계면활성제를 제작했다.
해당 나노 계면활성제는 그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액체 방울 및 자기조립체로 조직화가 가능하다.
극성 용매인 N-메틸포름아미드(N-Methylformamide) 내에서 종횡비 5-7의 나노 계면활성제는 친화력이 낮은 소수성 부분인 황화카드뮴 줄기를 내부로 숨기는 방향으로 자기조립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제작된 라멜라 구조의 자기조립체는 높은 종횡비에서 오는 측면 상호작용(lateral interaction)으로 인해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에서 규칙성을 보인다.
해당 자기조립체의 구조는 표면 양친매성 조절을 통해 선택 가능하다.
종횡비의 변화를 통해 라멜라, 주름, 원통형 구조로 자기조립체의 구조 선택이 가능했으며, 또한 황화카드뮴 줄기 상의 유기 리간드의 조절을 통한 측면 상호작용을 조절해 라멜라, 곡면, 원통형, 미셀형 구조의 자기조립체 구조 선택이 가능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기존 덤벨 형상에 국한됐던 것에서 벗어나 넓은 수직 방향 구조 조절이 가능하게 무기 나노 계면활성제의 구조적 다양성을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자기조립체의 구조적 다양성을 확장했다. 또 야누스 입자의 표면 처리 방법에 무기 리간드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자기조립체 구조와 단위 소재 간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에 기여했다.
위 연구를 통해 확보된 다양한 구조들은 무기 소재의 기능성과 접목해 나노 계면활성제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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