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40억 횡령'.. 새마을금고 직원 자수

앵커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직원이 16년에 걸쳐 4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이 직원은 최근 다른 기업에서 횡령 사건이 잇따라 들통나자 불안감을 느껴 자수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손하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오금동의 새마을금고.

'우수 새마을금고'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손님들이 분주히 오갑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

저희가 중앙회라고 지도감독하는 기관에서 지금 검사 중이거든요. <여기 근무하는 직원분들은 (횡령을) 전혀 모르셨던 거예요?> 그 부분도 저희가 지금 조사 진행 중이어서…"

이곳에서 30년 넘게 일해온 50대 여성 직원이 지난달 말 서울 송파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자신이 수십억대 고객 예치금을 빼돌려 썼다며 자수를 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직원은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에 걸쳐 고객이 맡긴 돈 40여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횡령 수법은 돌려막기.

고객의 예금이나 보험상품을 몰래 해지해 돈을 빼돌린 뒤, 해당 상품의 만기가 되면 새로운 고객의 금융상품을 해지해 돈을 돌려주는 수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직원은 결국 돌려막기에 실패해 고객 돈 11억 원은 아직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에 자수한 해당 직원은 "최근 우리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과 기업에서 횡령을 저질러온 직원들이 잇따라 검거되자 불안감을 느껴 자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상급자도 범행에 가담했다"는 이 직원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이 직원에게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고 자체 감사에 착수하는 한편, 피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전적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