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폭력에 아내 의식 불명.. 경찰은 출동했다 '철수'

앵커

경기도 용인에서 아내를 폭행해 중태에 빠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사건 당시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지만 인기척이 없다는 이유로 한때 철수하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민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주택.

오전 11시 23분, 이 주택에서 한 여성이 112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통화는 약 20초 정도였는데 부부싸움으로 추정되는 언성만 들렸습니다.

경찰은 최고 대응 단계의 바로 아래인 '코드원'을 발령했고, 8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인근 주민]

"119하고, 경찰서 차량이 동시에 오는 것만‥"

경찰이 즉각 대응에 나선 건 같은 날 새벽 0시 43분에도 이 집에서 가정폭력이 신고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때 경찰은 부인을 병원으로 옮기고 남편에게는 '분리 조치'를 내린 뒤 9시쯤 부인의 상태를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두 시간쯤 지나 또다시 112 신고가 걸려온 겁니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자의 집에 인기척이 없고 주변 수색에서도 성과가 없자 30분 만에 철수했습니다.

[인근 주민]

"엄청 싸우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런데 경찰차가 조금 있으니까 두 대가 오더니, 경찰이 또 사건 없는 것처럼 그냥 가더라고요."

그러나 부인의 휴대전화 위치값이 여전히 집 안으로 측정되자 경찰은 12시 20분 다시 현장에 왔습니다.

다시 돌아온 경찰이 집 문을 두드리자, 남성은 그제서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경찰이 집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남성은 그대로 달아나 약 2시간 만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붙잡혔습니다.

집안에서 발견된 여성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금도 중태입니다.

첫 신고 당시 강제 출입문 개방을 포함한 적극적 조치가 판단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미흡한 대응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저희가 개선안을 마련해서 교육 훈련을 지속하겠습니다."

경찰은 부부싸움 도중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남성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